아주 오랜만에 고양이카페를 다녀왔다.

작년 초에 가고 바빠서 가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갔는데 그사이 카페는 이전을 했다고 한다.

바로 옆건물로 옮겼는데 전 가게보다는 작은 느낌이지만 인테리어를 더 신경쓴 듯 했다.

애묘인이라면 로망으로 생각하는 고양이를 위한 집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렇다.

고양이 카페라고 하면 당연히 고양이 사진이 잔뜩 있어야 보는 맛이 있으니 긴말 않고 고양이 사진부터 올리도록 하겠다.

신촌 고양이다락방은 입장료 8천원에 음료 한잔이 무료로 제공되는데

이 날 주문했던 음료는 아이스초코와 청포도주스였다.

아이스초코는 카페가 이사갔지만 여전히 진하고 맛있었고

일행이 시킨 청포도주스는 직접 과일을 갈아서 만들어준다고 하던데 카페 마마스 청포도주스랑 비슷하고 맛있었다고 한다.

커피를 일리 커피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커피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행이 말하길 비싸고 좋은거라고 한다.

이 날 우리를 간택했던 고양이 주머니 사진이다.

고양이는 성격이 도도하고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러다보니 오늘 나와 놀아준 고양이가 다음날 나를 또다시 놀아줄 것이라 기대하면 안된다.

이름이 주머니이긴 한데 주머니 풀네임보다는 머니라고 부르는거에 더 반응하는 듯 하다.

쌍둥이로 나디아라는 고양이가 있는데 둘이 똑같이 생겼다.

단지 나디아의 털의 색이 더 진하고 상대적으로 주머니는 색이 옅은데 따로 두고 보면 헷갈린다.

 

재미없었을 것 같은데 휘두르는 장난감에 조금 반응도 보여주고 그래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전에 코난이라고 스핑크스인 고양이는 사냥하는걸 좋아해서 장난감에 제일 반응을 많이 보여줬었는데

그 고양이가 가고 나니 머니가 장난감에 제일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사진은 장난감에 격렬하게 움직이는 주머니의 모습이다.

 

궁디팡팡도 살짝 해주고 사진도 찍도록 가까이 와준 머니에게 감사하며 사진 대방출을 하겠다.

주머니 얼굴에 눈물자국이 좀 있어서 신경쓰였는데 나중에 직원이 머니를 불러서 눈꼽을 닦아주었다.

여기 신촌 고양이다락방이 좋은 점이 틈틈이 고양이들 눈꼽 닦아주고 관리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간혹 고양이를 그냥 방치해둬서 여기저기 털 엉키고 냄새나고 눈꼽 껴있는 고양이 카페도 있는데

고양이다락방은 꾸준히 고양이를 관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좋다.

 

그 다음은 아이라인이 긴 고양이 네티의 사진이다.

은근 순해보이는데 간식 앞에서는 발톱도 들이대고 가끔 하악질도 한다.

역시 꼬리를 내린 아이라인은 인상을 순해보이는 효과가 있나보다.

신촌 고양이다락방 천장을 보면 고양이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통로를 달아놓았는데

네티는 그 위에서 쿨쿨 잠만 자다가 나중에 간식소리를 듣고 내려왔다.

 

그 다음은 신촌 고양이다락방의 자타공인 미묘 아씨다.

종이 뱅갈이라는데 다음에 설명할 도령에 비해 몸집이 한참 작다.

전 서열 1위 미수에게 지독한 괴롭힘을 당해서 원래도 예민한 성격이 더 까칠해져 버렸다.

한동안 집으로 요양갔다가 미수가 집으로 가고 아씨가 다시 카페에 오는 걸로 결정되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여전히 예쁜 아씨는 궁디팡팡을 하면 좋아한다.

궁디팡팡을 하다가 팔이 아파서 쉬면 그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꼬리로 팔을 툭툭 치며 불쾌감을 표시한다.

하도 미수에게 괴롭힘 당해서 스트레스 받았던 기억이 있는지 표정이 옛날보다 많이 까칠해졌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서열 1위 도령이다.

이렇게 간식을 좋아해서 저 멀리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몸소 와서 간식을 달라고 조른다.

덩치가 워낙 크니 무시할 수가 없어 간식을 많이 주게 된다.

이 사진에서는 그래도 아담하게 나왔는데 다음 사진을 보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테이블을 점령하다시피 올라가있고 옆에 있는 메텔도 제법 큰 고양이라는걸 염두에 두면 된다.

워낙 덩치가 커서 사람들이 고양이인지 아니면 맹수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하면서 놀라는데

생각보다 성격 참 좋은 고양이다.

원래 서열 1위였는데 뒤이어 들어온 미수에게 서열 1위를 빼앗기고 2위로 밀려났다가 다시 서열 1위를 탈환했다.

신기한게 같은 서열 1위인 미수는 엄청 까칠해서 눈에 거슬리는 애들은 다 공격하는 폭군이었다면

도령은 서열 맨 꼴찌에게 먼저 다가가서 한대 맞고도 가만 냅두는 온화한 성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성격이 마냥 유하냐면 그것도 아닌게 전에 미수와 도령이 싸우는 영상을 본 적 있는데 장난아니었다.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한 자에는 약한 그런 성군의 모습이 아닐런지 싶다. 

못본사이 간식에 대한 식탐이 더 커져서 간식 소리나 냄새가 나면 누구보다 빠르게 와서 대기탄다.

이 하얀 고양이는 코코인데 코코샤넬에서 따와서 이름이 코코이다.

원래 오드아이인데 사진에서는 잘 나오지 않아 아쉽다.

간식 식탐이 엄청나서 종 특성상 살이 찌지 않는 체질임에도 불구하고 뱃살이 나와서 다이어트했던 고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 귀찮았는지 거의 간식이 끝나갈 무렵 무릎에 올라탔다.

덩치는 작은데 근육질인건지 제법 묵직하게 누른다.

마성의 고양이라 연애도 많이 하고 여기저기 구애도 많이 받는 모양이다.

사람들은 전 대통령 닮았다고 이상해!라고 하지만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잘 먹히는 외모라고 한다.

사람을 싫어해서 여기저기 숨어 있기 때문에 보기 힘든 고양이 밤비다.

전에 네이버에 검색하다가 밤비가 어렸을 적 사진을 봤는데 그때는 표정도 순진무구하고 예뻤다.

지금은 항상 심통난 표정인데 원래 그런건지 정말 심통난건지는 잘 모르겠다.

항상 사람들을 피해 있는 걸로 봐서는 후자인건가 싶다.

마지막은 신촌 고양이다락방의 비둘기 할머니가 될 수 있는 간식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마무리하겠다.

테이블 아래를 자세히 보면 간식을 보고 소심하게 달려온 쭈와 토르도 볼 수 있다.

도도한 고양이들이지만 간식만 손에 들면 고양이들의 핫스팟이 될 수 있다.

복층 구조 상 귀차니즘이 있는 고양이들이 아래층에 잘 와주니 기왕이면 간식을 아래층에서 푸는게 더 유리하다.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여전히 있는 고양이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비록 가지 못한 동안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도 있었지만 눈에 익은 고양이들이 남아 있어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신촌 고양이다락방은 신촌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쭉 직진하다가 도로 바로 옆 건물 3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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