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에 있는 티룸인 베질루르에 다녀왔다

가로수길 안에 위치한 베질루르는 건물 2층과 3층을 사용하는 큰 티룸이었다

입구는 옷가게 옆에 옹색하게 있지만 내부는 넓다

정확히는 베질루르라는 티 브랜드가 있고 거기서 낸 티룸인 것 같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벽면 가득 장식되어 있는 틴들이었다

특히 베질루르에서 유명한 것은 틴 북으로 책 모양으로 만들어진 틴 캔이다

아무래도 저렇게 되어 있으면 보관하기가 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벽면에 장식된 것들은 모두 속이 비어 있는 것이고 매장 안쪽에서는 차를 직접 구입할 수도 있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인데 아무래도 틴 가격이 제법 나가는 것 같다

티백으로 된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고 버라이어티팩 제품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판매하는 모든 종류의 차는 시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서 제품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다

베질루르 자체가 실론티를 베이스로 하는 차 브랜드라서 맛이 어떨지 몰라 티백으로 몇 개 골라 사기로 하였다

고맙게도 뀨우가 티백을 선물해주었다

매장은 한적한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조용하고 가격대도 나쁘지 않아 여기저기 소개팅하는 커플들이 많이 있었다

이 날 주문했던 메뉴는 애프터눈 플레이트, 1001 나이트 파운드 케이크, 따뜻한 아이스와인티,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다

어지간한 티룸은 애프터눈티 세트를 판매하는데 베질루르는 애프터눈 플레이트라고 하여 음료가 포함되지 않은 2층 플레이트를 주문할 수 있다

오늘의 케이크와 오늘의 파운드케이크는 매일 종류가 바뀌고 나머지 샌드위치, 스콘, 과일, 쿠키, 머랭쿠키, 마카롱 등은 동일한 구성이라고 한다

가격은 25000원인데 그럭저럭 합리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케이크라고는 하지만 이 날은 케이크가 아닌 슈가 나왔고

오른쪽의 보라색 빛을 띄고 있는 파운드케이크가 1001 나이트 파운드 케이크이다

가격은 5500원으로 두툼하게 썰린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을 반으로 나눠 생크림과 함께 제공된다

베질루르에서 판매하는 1001 나이트 티를 베이스로 사용한 파운드케이크라고 한다

원래 베질루르 1001 나이트 티는 상큼한 가향 홍차인데 어째서인지 파운드케이크는 흑미맛이 났다

파운드케이크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잘 밀봉해서 보관하지 않았는지 식감이 조금 아쉬웠다

함께 나온 슈는 실망스러웠다

애초에 슈보다는 케이크를 선호하는데다 케이크와 슈의 갭은 너무 크지 않나 싶다

반을 갈라보니 생크림과 초콜릿 크림이 들어있었는데 초콜릿 크림은 빠삐코 맛과 똑같았다

슈가 바삭하지 않고 눅눅해서 여러모로 아쉬웠다

애프터눈 플레이트의 1층 구성은 샌드위치, 과일, 스콘, 딸기잼과 생크림이었다

샌드위치는 바삭하게 구운 빵에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발려 있었고 야채와 햄, 치즈가 들어간 간단한 구성이었는데

다소 심심한 맛이었지만 먹다보니 부담스럽지 않아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과일은 자몽과 오렌지 청포도였는데 비교적 신선해서 입가심으로 상큼하게 먹기 좋았다

스콘은 색이 미묘하게 달라서 2가지 종류인가 했는데 먹어보니 둘 다 똑같은 크랜베리 스콘이었다

바삭하고 잘 구워진 스콘이라 맛이 괜찮았다

2층에는 레몬 파운드케이크와 초콜릿 파운드케이크, 머랭쿠키, 쿠키, 마카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파운드케이크 종류는 괜찮았지만 나머지는 실망스러웠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랭쿠키와 찻잎이 들어간 쿠키는 전부 짰다

마카롱에도 찻잎을 사용한 것 같다

겉에 장식용으로 뿌려진 찻잎 외에도 크림에 찻잎이 가득 들어있었는데 아쉽게도 지나치게 달아서 찻잎의 맛과 향이 모두 가려졌다

시도는 좋았지만 덜 달았다면 차의 맛과 향이 부각되어 맛있었을 것 같다

센스있게 찻잔을 하나 더 준비해주어서 나눠 마시기 좋았다

그렇지만 워낙 차 양이 적어서 한잔 반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베질루르 티포원은 매장에서 판매중이었는데 약 5만원 대였다

애프터눈 플레이트에 차가 포함되지 않아 따로 주문했는데 차 이름은 아이스와인이지만

따뜻한 차로 주문해야 티팟에 나온다고 하여 따뜻한 차로 주문하였다

실론티가 수렴성이 강해 마시기 버겁다는 평이 있는데 베질루르의 티 또한 그러하였다

아이스와인 티 자체가 상큼한 차지만 수렴성이 강해 쓰고 떫은 맛이 강하였다

정해진 레시피대로 우린 것 같은데 내 입맛에는 물을 추가로 넣어 희석했더니 딱 좋았다

그리고 차와 비슷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쓴 맛이 굉장히 강한 커피였다

이 날 구입했던 베질루르 티는 개당 오백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냉침과 온침 모두 시도해보고 싶어서 종류별로 2개씩 골랐는데 이 차들은 차차 포스팅하려고 한다

 

티룸 베질루르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구입할 수 있고 또 마실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차를 베이스로 한 디저트가 있다는 점과 합리적인 가격에 애프터눈티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차의 양과 우리는 시간에 대한 안내가 없다는 점이 아쉽고 디저트의 보관과 레시피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신사동 베질루르는 신사역과 압구정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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