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좋아하는 작가를 대라고 한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베 미유키를 꼽는다

나에게 좋아하는 작가라는 것은 그 작가의 작품은 가리지 않고 다 읽으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 기담집이 새로 편집하여 나온 듯 하다

출판일을 보고 최근에 나온 책이려니 하고 뀨우가 선물해주었지만 예전에 한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대체로 허무맹랑한 판타지적 요소가 많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그런 요소들마저도 어쩐지 이 지구 상에 현재 읽어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도쿄 기담집은 그러한 요소가 가득한 이야기들이 묶인 단편집이다

도쿄 기담집에 실린 여러가지 단편 중 시나가와의 원숭이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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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서루라는 다소 생소한 작가의 책인 먼 북쪽을 선물받았다

우간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랐다고 하는데 아버지인 폴 서루가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둘다 그리 유명한 작가가 아닌데 이 먼 북쪽이라는 책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사실 이 책이 유명해진 것도 책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추천작이라는 수식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폴 서루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평소 친분이 있었고 자신의 아들이 쓴 책인 먼 북쪽을 추천하였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읽어보니 좋은 책이라 일본에 직접 번역을 해 출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추천한'이라는 타이틀로 우리나라에도 출판되었다

먼 북쪽의 줄거리를 뭐라 설명하기 어렵지만 인간이 덤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책이라고 해야 할까 싶다

미묘하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보면 온갖 괴이한 일이 벌어져도 정작 당사자들은 태연하다

한때 그런 덤덤함이 좋아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즐겨 읽었었다

물론 지금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좋아하지만 말이다

 

소설 먼 북쪽은 판타지적인 내용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척박한 환경에 놓은 주인공이

그저 하루하루 덤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삶을 개척해야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삶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그냥 묵묵히 흐르는 물결에 몸을 맡기듯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뭐라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읽는 동안 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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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다보면 유독 요리에 대한 묘사를 맛깔나게 하는 작가들이 있다

때로는 소설의 흐름보다 그 묘사에 더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소설 맛집 폭격은 배명훈이라는 작가가 음식 묘사를 참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 겉 표지에 둘러진 띠표지를 보니 배명훈 작가는 꽤나 젊은 작가인 것 같다

작가 소개를 보니 이런 저런 소설과 동화를 썼던데 사실 이전에는 들은 적이 없었다

 

미묘하게 한국인 듯 아닌 듯한 느낌으로 미사일 폭격이 일상화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 이민소는 이러한 폭격을 파악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하는데

어느 날 문득 폭격으로 인해 파괴된 장소들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부 다는 아니지만 유의미한 수의 '맛집'이 폭격으로 부서진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맛집은 이민소와 과거 그의 사랑이었던 송민아리 둘만의 장소인 곳들이었다

이로 인해 폭격이 실종 후 사망하였다고 했던 송민아리가 살아있음을 확신하고

이와 더불어 송민아리가 무엇인가 경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장소를 지정해 폭격을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그리 매끄럽지는 않다

평범한 요리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급작스럽게 미사일 폭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라든지

'맛집'이 미사일 폭격으로 인해 파괴된다든지의 이야기는 참신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중간중간 툭툭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머릿속에는 소설 속 이민소가 맛깔나게 묘사했던 음식 이야기만 남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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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머리를 읽다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어 살펴보니 예전에 읽었던 '죽이러 갑니다'의 작가 가쿠다 미쓰요였다.

그때도 가쿠다 미쓰요라는 작가는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 처해진 상황에 대한 흐름을 잘 쓰는 작가구나 싶었는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종이달은 사람이 살면서 한번쯤 해봤을법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때문에 고민을 하고 또 포기해야 했던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작게는 어릴 적 지나쳤던 문방구의 작은 지우개부터 크게는 대학 진학이라든가 결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이 응당 '내가 돈이 많았다면'이라든지 '내 부모가 돈이 많았다면'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이 종이달을 읽고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종이달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은행 여직원이었던 우메자와 리카는 1억엔이라는 큰 돈을 횡령하고 태국으로 종적을 감춘다.

그녀를 기억하고 있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나오는데 이야기의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돈'이다.

지나치게 돈을 아끼는 것에 집착하는 동창,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아내의 씀씀이를 감당할 수 없어 이혼을 하는 전남친,

쇼핑중독으로 이혼을 했지만 그 씀씀이를 고치지 못하고 딸의 인성에도 악영향을 줘버린 요리교실의 친구 등등

모두 그릇된 소비관에 의해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생각이나 처해진 상황들이 마냥 소설 속에 등장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한 순간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복권이 당첨되서 10억원이 생긴다면'이라든지

자식을 가진 부모가 하는 생각인 '내 딸(아들)에게는 예쁘고 좋은 옷을 입히고 남들에게 기죽지 않게 하고 싶어',

'이 옷 너무 예쁜데 월급 받았으니까 조금 무리해서 사볼까' 같은 생각들은

누구나 한번쯤 해본 생각이지 않을까.

 

가쿠다 미쓰요는 종이달 소설을 통해서 딱히 그 등장인물들을 비난하지도, 그렇다고 옹호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교훈을 주려거나 혹은 혼을 내려고 애쓰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받아들이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그런 책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스산하고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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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았던 책을 읽었다.

아마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를 생각하면서 '고양이'가 들어간 책 제목을 보고 골라오지 않았을까 싶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나'는 어느날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충격에 휩싸여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했지만 말투나 행색은 정 반대인 도플갱어와 마주친다.

도플갱어는 스스로를 악마라고 소개하면서 '나'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수명을 하루씩 늘려주는 조건으로 하루에 어떤 한가지를 이 세상에서 없앤다는 것이 그 거래의 내용이었다.

일단 승락한 '나'는 하나씩 하나씩 세상에서 자신의 목숨과 바꾼 것들을 없앤다.

시작은 핸드폰이었고 그 뒤로 영화라든지 여러가지를 없애고 하루를 연장한다.

'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첫사랑이면서 첫연애였던 사람을 만나고 키우던 고양이를 어떡할지 고민한다.

결국 키우던 고양이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고양이를 없애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후 '나'는 더이상 하루를 늘려나가는 것을 포기한다.

그 후 그동안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죽음과 고양이를 부탁한다는 편지를 쓰고

우체부였던 자신의 직업을 되살려 아버지에게 편지를 직접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번역이 문제였던 것인지 기본적인 단어 혼동과 쓸데없는 주석이 많아 읽기 거슬렸다.

내용 자체도 아주 신박하다기보다는 진부했다.

복선인가 싶었던 내용들도 그냥 그 상태로 끝나버리고 딱히 예상을 깨지 못하는 결론까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전반적으로 탄탄한 느낌은 아니라서 작가를 살펴보니 소설가가 아닌 듯 싶었다.

전차남 같은 유명 영화의 프로듀서였다니 전반적인 내용전개와 글쓴 솜씨 등이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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