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떤 책을 보면 시작은 방대하나 끝은 미미하게 끝나는 경우가 있다

분명히 참신한 내용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잘 끌어가는 것 같은데 끝마무리가 아쉬운 경우 말이다

METRO 2033은 바로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메트로 2033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033년 지구는 핵폭발로 인해 멸망에 가까울 정도로 파괴된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숨어들어가고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병든다

생존자들은 살기 위해 각 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여러 국가를 세우고 나름의 규칙을 세워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지하철 국가에서 살아가던 아르티옴은 어느 세상을 살리기 위한 제의를 받고 길을 떠나게 된다

 

이 소설의 기본 뼈대를 바탕으로 게임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만큼 소설의 배경이나 전개가 마치 게임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주인공이 하나의 퀘스트를 받고 퀘스트를 완료하면 보상과 또다른 퀘스트가 나타나는 식의 전개가 계속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인 소설이었다

물론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도 있고 지하철 역을 기준으로 국가가 발생했다는 식의 발상은 매우 참신하다

그러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마지막 몇페이지를 남겨두고 흐지부지 마무리되어 버린다

METRO 2034라는 후속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후속작품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인건지

아니면 애초부터 작가의 능력이 거기까지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중요한건 앞에 펼쳐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갈무리하지 못한 채 소설이 끝나버린다는 것이다

여러가지로 아쉬운 점이 많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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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아주 유명한 만화가 있었다

작가가 거의 몇년째 연재했는데 그림도 그렇고 줄거리도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연재 제의가 없었다고 한다

하도 오래 연재하다보니 네이버 베스트도전의 터줏대감 같은 느낌이었는데

다음에 웹툰리그가 생기면서 첫번째 1부 리그 우승자로 다음에 연재를 하게 되었다

그 만화가 바로 뽀짜툰이다

글, 그림 모두 채유리 작가인 만화이다

귀여운 고양이 만화를 그리니 젊은 여성분일 것 같지만 77년생이라고 한다

어쩐지 만화를 보면 중간중간 관록이 묻어나온다고 해야 하나 묘하게 삶에 대한 여유가 젊은 여성은 아닌 것 같단 느낌을 준다

뽀짜툰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내게 뀨우가 사준 책이다

사실 이미 네이버와 다음에서 뽀짜툰이 연재될 때 모든 화를 다 보았지만 그래도 기쁘게 선물을 받았다

아무래도 웹툰은 그 특성상 일회적인 느낌인데 책은 물질적으로 옆에 남으니까 그 느낌이 다르다

 

이 책을 살 때 뽀짜툰 일러스트가 그려진 파일과 컵받침을 주었는데

파일은 기스 날까봐 고이 모셔두는 중이고 컵받친은 스티로폼 같은 재질이라 마찬가지로 모셔두고 있다

그러고보니 잘 쓰지 않는 코스터인데 스타벅스 코스터며 뽀짜툰 코스터며 은근 많다

 

웹툰이 아닌 단행본으로 출간된 뽀짜툰을 본 후 살짝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체로 웹툰으로 연재된 작품을 단행본으로 낼 때는 미공개 에피소드나 일러스트를 함께 묶어내는데

뽀짜툰 책은 이미 웹툰으로 다 본 내용이라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하였다

뽀짜툰 1,2권만 봐서 후에 나온 책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책을 산 사람들을 위한 책 내용의 차별성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파일과 코스터는 좋은 선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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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머리를 읽다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들어 살펴보니 예전에 읽었던 '죽이러 갑니다'의 작가 가쿠다 미쓰요였다.

그때도 가쿠다 미쓰요라는 작가는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 처해진 상황에 대한 흐름을 잘 쓰는 작가구나 싶었는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종이달은 사람이 살면서 한번쯤 해봤을법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때문에 고민을 하고 또 포기해야 했던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작게는 어릴 적 지나쳤던 문방구의 작은 지우개부터 크게는 대학 진학이라든가 결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이 응당 '내가 돈이 많았다면'이라든지 '내 부모가 돈이 많았다면'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이 종이달을 읽고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종이달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은행 여직원이었던 우메자와 리카는 1억엔이라는 큰 돈을 횡령하고 태국으로 종적을 감춘다.

그녀를 기억하고 있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나오는데 이야기의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은 '돈'이다.

지나치게 돈을 아끼는 것에 집착하는 동창,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아내의 씀씀이를 감당할 수 없어 이혼을 하는 전남친,

쇼핑중독으로 이혼을 했지만 그 씀씀이를 고치지 못하고 딸의 인성에도 악영향을 줘버린 요리교실의 친구 등등

모두 그릇된 소비관에 의해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생각이나 처해진 상황들이 마냥 소설 속에 등장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한 순간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복권이 당첨되서 10억원이 생긴다면'이라든지

자식을 가진 부모가 하는 생각인 '내 딸(아들)에게는 예쁘고 좋은 옷을 입히고 남들에게 기죽지 않게 하고 싶어',

'이 옷 너무 예쁜데 월급 받았으니까 조금 무리해서 사볼까' 같은 생각들은

누구나 한번쯤 해본 생각이지 않을까.

 

가쿠다 미쓰요는 종이달 소설을 통해서 딱히 그 등장인물들을 비난하지도, 그렇다고 옹호하지도 않는다.

그저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교훈을 주려거나 혹은 혼을 내려고 애쓰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받아들이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그런 책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스산하고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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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았던 책을 읽었다.

아마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를 생각하면서 '고양이'가 들어간 책 제목을 보고 골라오지 않았을까 싶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나'는 어느날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충격에 휩싸여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했지만 말투나 행색은 정 반대인 도플갱어와 마주친다.

도플갱어는 스스로를 악마라고 소개하면서 '나'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수명을 하루씩 늘려주는 조건으로 하루에 어떤 한가지를 이 세상에서 없앤다는 것이 그 거래의 내용이었다.

일단 승락한 '나'는 하나씩 하나씩 세상에서 자신의 목숨과 바꾼 것들을 없앤다.

시작은 핸드폰이었고 그 뒤로 영화라든지 여러가지를 없애고 하루를 연장한다.

'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첫사랑이면서 첫연애였던 사람을 만나고 키우던 고양이를 어떡할지 고민한다.

결국 키우던 고양이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고양이를 없애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후 '나'는 더이상 하루를 늘려나가는 것을 포기한다.

그 후 그동안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죽음과 고양이를 부탁한다는 편지를 쓰고

우체부였던 자신의 직업을 되살려 아버지에게 편지를 직접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번역이 문제였던 것인지 기본적인 단어 혼동과 쓸데없는 주석이 많아 읽기 거슬렸다.

내용 자체도 아주 신박하다기보다는 진부했다.

복선인가 싶었던 내용들도 그냥 그 상태로 끝나버리고 딱히 예상을 깨지 못하는 결론까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전반적으로 탄탄한 느낌은 아니라서 작가를 살펴보니 소설가가 아닌 듯 싶었다.

전차남 같은 유명 영화의 프로듀서였다니 전반적인 내용전개와 글쓴 솜씨 등이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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