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둘째날이자 마지막의 아침이 밝았다

숙소로 묵었던 전주 영화호텔은 체크아웃 시간이 11시로 다소 이른 시간이기 때문에 서둘러 준비를 하고 체크아웃을 해야 했다

아침으로 먹었던 도토리가게의 도토리 빵은 도토리가루와 흑임자를 넣어서 그런 것인지 구수한 맛이 났다

이런저런 녹차맛 디저트를 판다고 하여 갔는데 방문한 날 하필 마카롱 준비하는 날이라서 딱 하나 밖에 없었던 숨막히는 오레오 녹차맛이다

쫀득한 초콜렛맛 빵 사이에 녹차크림이 들어 있는데 녹차맛이 그리 진하진 않았다

체크아웃을 하고 전주에서 유명한 물짜장을 먹으러 갔다

사실 전주 토박이들은 물짜장을 아예 모르거나 잘 먹지 않고 외지인들이나 먹는 음식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한번 먹어나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여기저기 물짜장 파는 곳이 많지만 검색해보고 결정한 곳은 진미였다

기본으로 내어주는 단무지, 양파, 춘장, 김치이다

화교 출신인 사장님이 운영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직원들도 한국어에 서툰 중국인들이었다

대신 사장님이 한국어를 아주 잘하시니 주문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물짜장과 짬뽕을 주문했는데 짬뽕은 무난한 맛이었다

함께 먹은 물짜장의 맛이 진해서 상대적으로 묻히는 감이 있었다

원래 물짜장이라는 것은 춘장을 넣지 않고 하얗게 만든 자장면이라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매운 맛을 내어 만드는 물짜장과 원래 레시피대로 만드는 물짜장, 이렇게 두가지 있다고 한다

전주 진미의 경우 두 가지 모두 있었는데 매운 물짜장이 더 맛있다고 하여 주문했다

다소 끈적한 비쥬얼이라서 사진으로는 맛없어 보인다

호불호가 많이 나뉜다고 하는데 맛있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걸쭉해보이는데 의외로 그렇게 걸쭉하지 않고 얼큰하게 매운데 해물맛이 진하게 난다

말로 형용하기 어려우니 전주에 가면 먹어보는 것이 제일일 것 같다

큰 기대 없이 먹었는데 물짜장이 맛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유명한 곳이라 의례히 불친절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아주 친절한 곳이었다

오히려 사장님이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전주에 유명한 중국집 중에 이 날 방문한 진미와 삼대천왕에 출현했다는 진미반점이 있는데 다른 곳이니 위치를 잘 확인하고 가야 한다

점심을 먹고 숙소 근처에 미리 점 찍어둔 산들다헌이라는 카페에 갔다

무려 3층을 카페로 쓰는 곳이었는데 특히 티라미수가 유명하다고 한다

영업시간을 따로 확인하지 않고 갔는데 다른 곳에 비해 오픈하는 시간이 늦은 곳인 것 같다

주문을 하려고 하니 시간이 좀 걸린다는 안내를 미리 받았다

어차피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고 주문을 하였다

일단 음료는 바닐라라떼와 녹차스무디를 주문하였다

주문할 때 물어보니 녹차스무디의 녹차맛이 진하다고 하여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주문하였다

그리고 음료 주문시에만 주문할 수 있다는 티라미수도 하나 주문하였다

몰랐는데 2016년 블루리본 서베이에 등록이 된 가게라고 한다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으러 올라갔다

 여기저기 귀여운 글씨로 써진 안내문과 캘리그라피가 붙어 있었다

3층까지 카페로 사용하는데 생각보다 건물이 좁게 지어져서 자리가 그리 많지는 않다

2층과 3층 사이에 공간이 뚫려 있어서 예쁜 조형물이 분위기 있게 걸려 있었다

화장실 앞에 있는 그림 때문인지 묘하게 한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자리로 돌아와서 조금 더 기다리니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먼저 녹차스무디는 정말 진하고 맛있었다

이거 마시고 스타벅스에서 녹차 프라푸치노를 마시니 밍밍하다고 느꼈을 정도였다

큰 기대 없이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어서 끝까지 마셨다

그리고 산들다헌의 원두는 굉장히 다양한 맛을 낸다고 하더니 정말 다양한 맛이 나는 커피였다

형용할 수 없는 맛이었다

직접 만든 바닐라시럽을 사용한다고 하더니 바닥에 바닐라빈이 깔려 있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커피는 좀 취향탈 것 같아 아쉬웠지만 티라미수는 정말 맛있었다

가격이 6000원이었는데 크기가 정말 컸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투썸 티라미수의 두배 정도 되는 크기였다

거기에 레이디핑거를 사용해서 고전적인 티라미수 레시피로 만든 것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특히 크림이 진하고 묵직해서 마음에 들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녹차스무디며 티라미수며 마음에 드는 메뉴를 만날 수 있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전주 산들다헌은 전주 디지털 독립 영화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산들다헌에서 예상치 못한 과식을 하고 어쩐지 들리지 않으면 아쉬운 풍년제과에 들렀다

이번에 새롭게 미니 초코파이를 출시했는데 여러가지 맛 중에서 녹차맛이 있다고 하여 기대가 되었다

터미널에서 미니초코파이를 세트로만 판매해서 여기도 그러려니 했는데 단품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작년에 왔을 때 초코파이를 잔뜩 사서 질리도록 먹었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 녹차 초코파이만 구입하였다

이런저런 맛이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니 기념삼아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사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았지만 초코파이 말고도 다양한 빵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고전적인 빵집 스타일의 빵들이 대부분이었다

큰 초코파이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미니 초코파이로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날 구입한 녹차 미니 초코파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먹었다

예상대로 녹차맛이 그리 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크기가 작아서 부담없이 먹기에는 괜찮았다

어디가 원조인지 말이 많지만 주황색 간판과 PNB라는 로고를 사용하는 풍년제과 본점으로 다녀왔다

풍년제과에서 초코파이를 사고 어쩐지 들리지 않으면 아쉬운 한옥마을에 가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사기로 하였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맘스브레드였다

작년에 왔을 때랑 비교했을 때 빵 종류가 거의 비슷했다

작년에 먹었을 때 맛있어서 선물용으로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한 만주가 정말 선물포장이 되어 있어서 신기하였다

피자빵 종류가 맛있길래 기차에서 먹을 생각으로 스테이크 빵을 하나 골랐다

맘스브레드만의 독특한 빵도 있었지만 다른 빵집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종류의 빵도 많았다

전주에 여러 지점이 있는데 이 날 방문한 곳은 한옥마을 내에 있는 맘스브레드였다

맘스브레드에서 가볍게 빵을 사고 이동하는데 중간에 전통공예 등을 볼 수 있는 부스가 있었다

작년에는 워낙 사람이 많아서 가지 않았던 다우랑에 들리기로 하였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줄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

작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2호점이 생겼다고 한다

더 먹기 편한 매장이라고 하는데 포장해서 갈 것이라서 그냥 1호점에서 구입하기로 하였다

누구의 작품인 것인지 만두가게의 이미지와는 괴리가 있었다

매장으로 들어가니 정말 많은 종류의 만두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미리 익힌 상태로 나온 만두인데 이렇게 상온에 두어도 괜찮은건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만큼 빨리빨리 팔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만두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자세하게 보려면 더보기를 누르면 된다

줄을 따라 가면서 원하는 만두의 갯수를 말하면 직원이 척척 담아서 랩으로 포장해서 준다

계산도 굉장히 빠르게 척척 해주어서 굉장히 노련한 접객을 볼 수 있었다

이 날 방문한 곳은 다우랑 1호점으로 2호점으로 가면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만두를 포장하고 작년에 정말 맛있게 먹은 길거리야 바게트 버거를 사러 갔다

미리 포장되어 있는 바게트버거를 내주는 거라서 사람이 많아도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기차에서 먹을 생각으로 바게트버거를 하나 주문하였다

몰랐는데 여기저기 매장이 있는 모양이다

이 날 방문한 곳은 길거리야 한옥마을점으로 한옥마을 내 위치하고 있는 매장이었다

바게트버거를 받아들고 나오는데 그냥 가기 아쉬워서 치즈바를 하나 먹기로 하였다

주문을 하면 치즈바를 굽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린다

요즘 유행한다는 링겔 음료수는 어쩐지 징그러워 싫었다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쭉쭉 늘어나는 치즈에 설탕 시럽은 잘 어울렸다

아주 특색 있는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먹기에 나쁘지 않았다

한옥마을 구경을 마치고 KTX를 타기 위해 다시 전주역으로 갔다

시간이 꽤 많이 남은데다 날이 더워서 기차역 부근에 있는 카페에 가기로 하였다

의외로 전주 기차역 주변에 카페가 없는데 마침 눈에 띄는 카페가 딱 하나 있어 들어갔다

카운터에 주문을 큰 소리로 해달라는 말이 있어 의아했는데 직원 중 한 분이 청각장애가 있는 듯 하였다

미처 그 문구를 보지 못해 그냥 주문했는데 조금 더 크고 또렷하게 말할 걸 살짝 후회하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무난한 편이었고 양이 제법 많았다

차를 어떻게 주는지 궁금했는데 그냥 얼음 물에 바로 티백을 넣은 것 같다

잘 우러나지 않아 맛보다는 향으로 마시고 나왔다

지도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데 아마도 전주기차역 주위에 있는 유일한 카페가 아닐까 싶다

하필 이 날 굉장히 시끄러운 무리가 바로 근처에 타는 바람에 기차를 탄 시간 동안 너무나 괴로웠다

그래도 맘스브레드에서 산 스테이크 빵은 맛있었다

맘스브레드 빵을 먹으니 괜히 허기가 지는 것 같아 길거리야 바게트를 뜯었다

작년에는 만두 속처럼 고기가 넉넉히 들어 있고 소스도 적당해서 맛있었는데

올해는 어쩐지 꼭 케첩과 마요네즈로 만든 양배추 샐러드로만 속을 채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실하고 맛이 없었다

가끔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었는데 그 사이 맛이 변했나 보다

그리고 굉장히 슬프게도 다우랑 만두는 따로 얼음팩 등으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상해버린 것이 몇 개 있었다

그래도 에어컨이 나오는 이동수단을 타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부추가 들어간 만두는 아무래도 상한 것 같아 버렸다

다른 만두들도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먹고 배탈은 안났으니 다행이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새우 딤섬이었다

 

1년 만에 전주여행을 다녀왔는데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좋은 여행이었다

단지 기회가 된다면 더운 여름보다는 선선해진 때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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