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앞에서 오랜 세월 영업을 했다는 기로스는 흔치 않은 그리스 음식 전문점이다

이대 정문에서 오르막길을 올라 가야 보이는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곳이다

메뉴는 단촐하다

총 6가지의 메뉴를 판매하는데 대부분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다

세트 메뉴에 포함된 음식 중에 기로스와 스블라키는 고기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굳이 고르지 않으면 적당히 골라서 나오는 것 같다

처음 가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 보기엔 세트 메뉴로 주문하는 것이 좋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 손님들이 꽉 차 있어서 매장 내부를 찍기는 쉽지 않았다

대략 테이블이 6개 정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행사 중이던 술은 그리스 술이려나 했는데 검색해보니 독일 술이라고 한다

음식은 굉장히 천천히 나온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스블라키와 피타 빵이었다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는데 피타 빵에 스블라키의 고기를 얹어 짜지키 소스를 발라 먹으면 된다고 한다

볶음밥은 우리나라 볶음밥처럼 포슬포슬한 식감이 아니라 마치 약밥처럼 쫀쫀함이 있었다

주문할 때 세트 메뉴에 포함된 스블라키는 2개가 나온다고 하여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주문하였다

원래는 추가금을 내면 양고기도 된다고 하는데 이 날은 양고기가 떨어져서 주문을 할 수 없었다

먹기 좋게 꼬치에서 고기를 빼내고 먹어봤는데 어쩐지 소스가 익숙해서 거부감 없이 잘 먹었다

달달하고 살짝 매콤한 비비큐 소스 같았는데 동글동글 미트볼 같은 돼지고기보다는 닭고기가 더 맛있었다

피타빵은 얇은 빵이었는데 버터를 살짝 발라 구운 듯 풍미가 좋은 편이었다

대신 다른 것과 곁들이는 용도라서 맛 자체는 매우 담백하다

그렇지만 함께 곁들이라고 한 짜지키소스는 매우 매우 신 요거트 맛이라서 먹기 힘들었다

스블라키와 피타빵을 반쯤 먹었을 때 샐러드와 시금치 파이가 나왔다

정확히 어떤 드레싱인지는 모르겠지만 샐러드 드레싱도 굉장히 시큼했다

그리고 시금치 파이에 곁들이는 용으로 짜지키소스가 또 나왔는데 여기에는 달달한 시럽 같은 것이 있어 그나마 나았다

기로스에서 주문한 올림픽 세트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을 고르라면 앞서 먹었던 스블라키와 이 시금치파이였다

피타빵에 시나몬 가루를 뿌리고 안에 감자 으깬 것과 시금치를 넣어 포개 구운 것이었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해서 시디신 짜지키소스로 놀란 속을 달래주었다

세트 메뉴에 포함된 기로스가 다른 메뉴를 다 먹었는데도 나오지 않아 세트에 포함됐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한참 후에 나온 기로스는 피타빵에 각종 야채와 닭고기 스블라키를 다진 것, 그리고 여기에도 짜지키소스가 들어 있었다

신맛이 나는 것을 더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속이 괴로워서 기로스는 맛만 보고 더이상 먹지 않았다

 

흔치 않은 그리스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가게도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세트 메뉴로 주문하였더니 모든 음식에서 신맛이 나서 다 먹기 힘들었다

평소 신맛을 아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시금치파이와 스블라키 정도만 맛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대 기로스는 이대역 3번 출구로 나와 이대 정문까지 내려가서 럭키 아파트 쪽으로 올라가면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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