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에서 못다한 쇼핑을 하고 호텔로 돌아간 맡겨둔 짐을 찾아 하네다공항으로 향하였다

전철을 타고 가는 길,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조금씩 실감났다

도쿄 하네다공항은 최근 리뉴얼을 해서 각 시대별로 공항 내 거리를 꾸몄다고 한다

사실 거창한 광고에 비하면 생각보다 작은 규모여서 그리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공항 안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야외에 있는 거리처럼 조성하려고 애쓴 노력은 가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국 수속을 하고 나서 일본 라멘을 먹어보기로 하여 지도를 살펴보니 의외로 라멘은 딱 한 곳에서만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도 도쿄 하네다공항은 일본 각지의 유명한 맛집들을 선별해서 공항에 입점시켰다고 하니

하네다공항에 있는 세타가야 라멘도 유명한 맛집이겠거니, 하고 무작정 들어갔다

가게 안이 그리 넓지 않아서 다닥다닥 붙어서 먹어야 하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식사 시간을 피해 가서 웨이팅이 없었고 다찌가 아닌 테이블 자리에서 먹을 수 있었다 

별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교자나 사이드메뉴는 주문하지 않고 오로지 라멘만 주문하기로 하였다

츠케멘을 비롯해서 돈코츠라멘이라든지 세타가야라멘 등 다양한 종류의 라멘이 있었다

가격은 1000엔 안팎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공항 내 음식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세타가야라멘은 자판기로 주문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우리나라와 이용 방법이 달라서 애를 먹었다

손님이 하나도 없었던데다 직원이 다들 바쁘게 일하기 때문에 한참을 씨름하다가 겨우 사용법을 알아냈다

우리나라는 버튼을 먼저 누르고 돈을 투입하면 거스름 돈이 나오는데 일본의 자판기는 반대로 돈을 먼저 넣고 버튼을 눌러야 한다

생각해보니 도쿄 디즈니랜드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버튼을 먼저 누르고 돈을 넣었던 것 같은데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나보다

우여곡절 끝에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다찌에 앉을지 테이블에 앉을지 묻길래 테이블에 앉는다고 하였다

수저와 양념장 등은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었고 직원은 물과 라멘에 넣을 수 있는 다진양념 같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생맥주였는데 많이 쓰지 않고 부드러워 마시기 편했다

맥주를 홀짝거리며 기다리니 주문한 라멘이 나왔다

모든 토핑이 들어간 돈코츠라멘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라멘에 잘 사용하지 않는 해초류가 들어있어 신기하였다

김, 계란, 챠슈 등 모든 토핑이 들어가 있어서 푸짐하였다

한국에서 일본 라멘을 몇 번 먹어 봤지만 일본 현지에서 먹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다행히 맛있었다

국물은 진하고 간이 센 편이어서 거의 마시지 않고 면을 비롯한 건더기를 중심으로 먹었다

차슈가 질겨서 아쉬웠지만 면은 탄력있고 짭쪼름한 국물과 잘 어울려서 맛있게 먹었다

세타가야라는 가게 이름을 딴 라멘은 아마도 소유라멘 종류였던 것 같다

여기에도 해조류가 들어가서 신기했는데 돈코츠와는 다른 부위의 고기를 토핑으로 얹어주는 것 같았다

돈코츠라멘의 차슈보다 덜 질겨서 세타가야 라멘 쪽의 토핑이 더 마음에 들었다

세타가야 라멘 또한 국물이 짠 편이라서 국물을 마시기엔 무리가 있고 대신 면과 잘 어우러져서 맛있었다

하네다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일본 라멘을 먹고 싶다면 세타가야 라멘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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