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준비할 때 꼭 들리자고 다짐한 음식점들이 있었다

한국인들에게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유명하다고 평이 자자한 곳으로 고르고 골라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모토무라 규카츠이다

디즈니랜드를 다녀와서 피곤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여 모토무라 규카츠를 먹기로 하였다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길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크게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모토무라 규카츠보다 같은 건물 윗층에 있는 음식점이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자칫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원래 기본 1시간에서 3시간은 기다릴 각오로 가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여행간 날이 관광객들이 적은 기간이었나보다

모토무라 규카츠 가게 내는 꽉 찼지만 전부 현지인들이었고 정말 운이 좋게도 웨이팅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혹시 영업 시간이 아닌 것인지 불안할 정도였다

때마침 2자리가 비었다며 자리를 치운 후 안내해주겠다고 하여 잠시 기다렸다 들어갔다

지하에 있는 곳인데 매우 좁은 가게라서 많아야 10명 정도 앉을 수 있을까 싶은 가게였다

한국인들이 많이 와서 한국어 메뉴판이 있다더니 한국인인 것을 알자 바로 한국어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다

가장 많이 주문하는 메뉴는 빨갛게 써진 180g짜리 메뉴인데 아무래도 마의 식감이 어색할 것 같아 마 없이 주문하였다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생맥주 한 잔 마시자 싶어 소 사이즈로 주문하였다

맥주 양이 얼마나 되는지 몰라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식기 보관함에서 직접 사이즈 별 맥주잔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어쩐지 어색한 느낌이지만 먹는 방법도 한국어로 설명이 되어 있으니 따라서 먹어보고 취향에 맞는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서빙과 정리를 주로 담당하는 여자 분이 계셨는데 영어는 전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한국어 메뉴판이 요긴하였다

모토무라 규카츠는 도쿄 내에 여러 매장이 있지만 매장에 따라 화로를 제공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내가 방문한 도쿄점은(東京駅八重洲口店)은 화로를 제공해주는 곳이라서 일부러 이곳으로 갔다

각 자리마다 화로가 놓여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금방 꺼져버린다

요청하면 불을 다시 넣어준다고는 하는데 당시에 모르기도 했고 거의 다 식사를 했으니 그냥 먹었다

완전한 오픈키친 구조라서 요리사들이 열심히 요리를 하는 곳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튀김을 만드는 곳인데 지하인데다 환기구도 시원찮고 계속 요리를 하다보니 온 몸에 기름 냄새가 배어버린다

주문한 생맥주 소 사이즈가 나왔다

확실히 우리나라 맥주보다 쓴맛이 덜하고 탄산이 적으며 목넘김이 부드러운 맛이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주문한 규카츠가 등장하였다

180g으로 제법 양이 많은 편인데 채썬 양배추와 마요네즈로 버무린 샐러드, 각종 양념과 나물, 장국, 밥이 함께 나온다

참고로 일본인들에게 추천하는 양은 가장 작은 150g이며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150g으로 먹는다

그래서 양이 적은 사람은 180g보다는 150g이 낫다는 평이 있는데 차라리 남기더라도 180g으로 주문해서 먹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도톰하게 썰어 튀긴 소고기는 겉만 익고 속은 새빨간 레어 상태였다

고기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어떤 부위인지 잘 알 수 없지만 척 봐도 부드러워 보인다

이 상태로 먹어도 무방하지만 날고기에 거부감이 있다면 익혀 먹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평소 날고기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화로가 있으니 익혀서 먹어보았다

먹는 방법은 여러가지고 사람의 취향은 각기 다른 것이지만

내 경우에는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와사비를 발라 간장을 찍어먹거나 암염을 갈아 찍어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워낙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탄 곳이라 국내에도 규카츠를 판매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지만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일본 현지에서 먹은 것만큼 맛있는 곳은 아직 없다고 한다

대체재를 찾을 수 없는데 여행을 다녀온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생각날만큼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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